건축 설계도서의 저작권침해금지 가처분 인용 사례
건설업계의 극심한 침체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불경기 중에는 시공사 또는 설계사가 성실히 업무에 임하였음에도 돈을 받지 못하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어떻게 법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을까요. 최근 건축 설계도면을 납품하였음에도 상당한 용역대금을 받지 못한 사안에서, 도면의 창조적 개성을 소명하여 건축주로 하여금 설계도서의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가처분 결정을 받아낸 사례(수원지방법원 2025. 12. 19.자 2025카합10386)가 있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건축 설계도서는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5호에서 건축저작물 중의 하나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표현방법, 그 용도나 기능 자체, 저작물 이용자의 이용의 편의성 등에 의하여 그 표현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고, 이와 같이 기능이나 실용적인 사상을 나타내고 있을 뿐일 경우에는 보호되지 아니하며, 창조적 개성이 나타나 있는 경우라면 창작성이 인정되어 저작물로 보호됩니다.
그리고 저작자는 저작권을 침해하는 자에게 침해의 정지를 청구할 수 있고(저작권법 제123조), 형사고소를 할 수 있으나(동법 제136조), 민형사소송의 결과가 도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에 다툼이 있는 권리관계에 끼칠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는 가처분 신청을 하여 침해행위를 금지시킬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300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면 다른 본안사건보다 빠르게 심문기일을 잡고,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줍니다.
사안으로 돌아와서, 건축 설계사가 설계도서에 표현한 외장재부터 바닥의 높이를 달리한 표현, 건물 내부에 물이 흐르도록 하고, 내부에 선큰 한 가운데에 수공간을 구현하며, 두께감 있는 천장에 구멍을 뚫어 천창을 구현하되 창문의 크기보다 천장 가장 밑의 구멍을 넓게 한 표현, 그리고 계단 대신 가운데 빈 공간을 두고 가장자리에 경사면을 둔 표현, 지붕을 구름의 형상으로 표현한 점 등을 소명하여 저작물로 인정 받았습니다.
또한 용역대금의 상당 부분을 지급한 경우에는 설계도면의 저작권이 건축주에게 귀속되는 하급심의 예를 반대예시로 들며 용역대금이 전혀 지급되지 아니한 이 사건의 저작권은 건축 설계사에게 있다는 주장을 하여 받아들여졌고, 용역대금의 지급을 하지 아니한 채 설계도면을 제공받은 건축주로 하여금 사용을 금지시키지 아니할 경우 설계도면으로 공사를 진행하게 되어 본안판결의 집행의 곤란함과 설계사에게 닥칠 현저한 손해에 관하여 소명하여 보전의 필요성 또한 인정되어 설계도서의 일체 사용을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이끌어 냈습니다.

